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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스 해킹이란

풀스택개발 2018. 6. 15. 09:22

그로스 해킹



스마트폰을 쓰다 보면 SNS 지인에게 앱 설치 추천 메시지를 자주 받는다. 한때 애니팡이라는 게임이 유행할 때에는 게임에 필요한 하트를 얻기 위한 메시지 몇 통쯤은 받았을 것이다. 애니팡은 이런 유저의 셀프 마케팅에 힘입어 다운로드 2,000만 건을 돌파하며 국민 게임으로 자리 잡았다. 이렇게 회원이 자체적으로 앱을 홍보하고 공유하는 시스템은 그로스 해킹(Growth Hacking)의 사례 가운데 하나다.


그로스 해킹은 그로스(Growth, 성장)와 해킹(Hacking)이라는 말을 합친 합성어다. 마케팅과 엔지니어링, 프로덕트 등 다양한 각도에서 생각해낸 창의적 방법으로 고객에게 마케팅적으로 접근해 스타트업의 고속 성장을 추구하는 걸 의미한다.


이런 그로스 해킹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을 그로스 해커(Growth Hacker)라고 한다. 보통 해커는 타인의 컴퓨터를 해킹해 정보를 빼내는 것처럼 부정적 의미로 쓰인다. 하지만 실리콘밸리에서 자주 쓰이는 해커의 의미는 ‘창의적이고 남들이 생각해내지 못한 방법으로 어떤 문제에 관해 해결책을 찾는 인재’다. 페이스북 CEO인 마크 주커버그는 해커를 긍정적 의미로 쓴 대표적 인물. 진정한 혁신과 변화를 이끌어온 해커 정신을 기리기 위해 페이스북 회사 주소를 해커웨이(Hacker Way)로 명명하기도 했다.




그로스 해커라는 개념은 수많은 스타트업이 인터넷 기반 산업 분야에 뛰어들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쓰이게 됐다. 페이스북이나 우버, 링크드인 같은 인터넷 기반 스타트업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지 않은 기업과 성장 구조가 상당히 다르다. 기존 제조업은 실체가 있는 제품(Physical Product)을 판매하는 데 반해 인터넷 기반 기업은 온라인 제품(Online Product)을 판매하기 때문. 이런 점은 크게 2가지 차이를 만들어낸다.


첫째. 제품 제작 시간과 비용이 대폭 줄어들었다. 온라인 제품을 제작하고 출시하는 건 과거 제조업에서 실체가 있는 자동차나 가구, 식품 등을 제작하는 것보다 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둘째. 제품에 대한 접근 가능성이 현저하게 높아졌다. 온라인 제품은 출시하는 순간 인터넷에 접근 가능한 전 세계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접근이 가능한 반면 실체가 있는 제품은 접근 고객이 제한적이다.


이런 차이점을 정확하게 이해했던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드롭박스의 션 엘리스(Sean Ellis)다. 그는 드롭박스가 고용한 첫 마케터로 드롭박스의 폭발적인 성장에 지대한 공을 세운 것으로 유명하다. 션 엘리스는 기존 마케터가 갖고 있는 기술 혹은 경험이 인터넷 기반 스타트업에선 고속 성장을 이끌어내기에는 맞지 않는다고 봤다. 기존 마케터는 인터넷과 예를 들어 특정 작업을 자동화하기 위한 스크립트 코딩 같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기술에 친숙하지 않아 이를 활용한 저비용 고효율 성장 전략을 구축하는 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마케팅과 더불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에 폭넓은 이해도를 지닌 인재를 찾기 시작했고 2010년 자신의 블로그에 “당신의 스타트업을 위한 그로스 해커를 찾아라(Find a Growth Hacker for Your Startup)”는 글을 쓰면서 그로스 해커라는 단어를 처음 썼다. 이후 그로스 해커는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급부상하는 포지션 중 하나로 자리 잡게 됐고 대중적으로 쓰이는 단어가 됐다.


션 엘리스와 더불어 가장 성공적인 그로스 해커 중 하나로 미국의 전설적 투자자인 팀 드레이퍼(Tim Draper)가 있다. 그는 핫메일에 가장 먼저 투자한 투자자로 핫메일 공동 창업자와 함께 핫메일을 홍보할 수 있는 기발한 전략을 찾는 데 집중했다.


드레이퍼는 핫메일 공동창업자에게 모든 발신 이메일 끝에 “추신: 사랑합니다, 당신의 공짜 이메일을 핫메일에서 가져보세요(P.S: I love you, get your free email at Hotmail.)”라는 태그라인 한 줄을 덧붙이라고 요청했다. 기존 핫메일 사용자 모두가 이메일을 보낼 때마다 자연스럽게 핫메일을 홍보하는 역할을 한 건 물론이다. 이런 방법을 통해 핫메일은 인터넷 전체 사용자 수가 7,000만 명 밖에 안됐던 시절이지만 1.5년 만에 유저 1,200만 명을 모을 수 있었다. 이후 핫메일은 마이크로소프트에 4억 달러라는 높은 가격에 인수됐다.


이처럼 그로스 해커는 10년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직업이지만 오늘날 스타트업계에선 가장 필요한 직업 중 하나가 됐다. 이들은 눈앞에 있는 단기 성장이 아닌 5년 혹은 10년을 내다보고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 초석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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